독일에서 방을 구했던 실제 경험 및 후기

 외국인으로서 장기간 머물 숙소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불가능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갖고 찾으면 구할 수 있습니다. 2개의 집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각각의 장단점과 생생한 체험을 공유합니다.


교외

독일 생활
독일 길거리

아주 시골은 아니지만 한국으로 치면 파주 같은 느낌의 지역에 처음으로 방을 구했습니다. 2층집이고 1층은 집 주인이 거주하고 2층은 월세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약간 한적한 느낌이 있었지만 월세도 저렴하고 화장실 하나를 혼자 쓸 수 있다는 것은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층에 방 2개, 화장실 1개가 있는데 방 1개, 화장실 1개는 제가 쓰고 나머지 방 1개는 집주인이 창고 느낌으로 썼습니다.

독일은 어느 지역이나 이런 2층집 형태가 많습니다. 약간 평생 거주하는 보금자리 느낌이 많습니다. 집을 지을 때나 배관, 전기 등의 작업을 제외하면 골조, 화장실 타일은 직접 작업합니다. 혼자하는 것은 아니고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습니다. 나중에 가족이나 친구가 집을 짓는다면 그때 도와주러 갑니다. 한국의 품앗이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살다가 자녀가 커서 독립하면 2층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노인들이 2층의 방을 월세로 줘서 용돈을 벌고 말동무도 할 겸 운영하고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집도 집주인이 70대 할머니였습니다. 가족이 가까이 살아서 손자가 자주 들르긴 했습니다. 월세로 저렴하고 화장실도 혼자 쓰면서 6개월 정도 지냈습니다. 일단 애완견이 있었는데 사냥개 종류였고 개 특유의 냄새도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반려동물에 익숙하다면 괜찮겠지만 지내는 동안 늘 애완견이 신경쓰였습니다.

또한 30분 이상 버스, 지하철을 타고 일하는 곳으로 이동해야 됐기 때문에 이것도 피로감이 있었습니다. 집의 편리성과 전반적인 분위기는 만족스러웠지만 예상하지 못한 반려동물의 존재와 위치 때문에 아주 오래 거주하지는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사실 어떤 집을 구해도 완전히 만족하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각각의 집과 방에 따라서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도시

해외에서 6개월 적응기를 뒤로 하고 이제는 도시로 거주지를 이동했습니다. 당연히 월세를 더 비쌌고 면적도 더 좁았습니다. 면적은 더 좁은데 룸메이트가 3명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화장실이 2개라 2명이서 1개의 화장실을 같이 썼습니다. 2명이서 1개의 화장실은 나름 괜찮지만 1개를 혼자 쓰다가 적응하려니 살짝 불편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지내며 이용시간을 알아가니 괜찮았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가깝고 룸메이트의 나잇대도 비슷해서 재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월세가 15만원 이상 비쌌기 때문에 평범한 워홀러입장에서는 부담이 많이 됐습니다. 이 가격이면 전에 살던 지역에서는 훨씬 더 좋고 큰 방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우연의 일치로 룸메이트 3명 모두 외국 출신였습니다. 아프리카, 동유럽, 스페인에서 온 친구들이였습니다. 1명은 대학생이고 2명은 일을 했습니다.

유럽도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경제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동유럽에서 온 친구는 자국에서 일하면 이렇게 일해도 아주 돈을 조금 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독일에서 돈을 바짝 모아서 자국에서 사업을 할 자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스페인은 최저시급은 높지만 한국처럼 취업난이 심각합니다. 따라서 스페인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 보다 인접한 프랑스, 독일로 국제취업을 많이 합니다.

같은 또래의 다국적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좋았지만 역시 월세가 단점이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방을 구했던 사이트와 세부 지역을 말하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뭔가 편견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자가, 월세 등을 구하는 사이트는 wg-gesucht, housing anywhere 등 다양한 사이트가 있습니다. 솔직히 외국인 입장에서 방을 빨리 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시도

50군데에 연락을 했고 그 중에서 10군데에서 답변을 받았습니다. 8곳을 직접 방문해서 그 중 2곳에서 지냈습니다. 이주 목적으로 집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이상 워홀, 유학으로 살면서 좋은 방을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학교 기숙사의 경우에는 방이 더 좁기도 하고 화장실도 4인 1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맥이 없이 순수하게 온라인에서 찾아서 구한다면 현실적으로 20~30개 이상은 찾아야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현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인맥으로 괜찮은 방을 구하는 것 입니다. 한국도 부동산을 구할 때 완전히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을 통하는 것이 빠르고 좋습니다. 최고의 상황은 국제커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가 지내는 방에 들어가고 되고 연인의 인맥으로 괜찮은 집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한국보다 어렵기 때문에 해외이주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도 있습니다.